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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소울메이트 - 진부한 신파

by 희희초초 2024. 2. 6.
출처 : 네이버 영화

우정을 이야기하는 영화

아주 오래전에 본 영화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옛날 사진들을 보다가 영화를 본 그날이 기억나서입니다. 오늘 제가 말하고 싶은 영화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입니다. 사실 이 영화는 재미있게 본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구와의 우정을 다룬 영화라서 기억이 납니다. 지금 다시 본다면 또 어떤 느낌일지 그때와는 다르게 좋은 영화로 기억될지도 모릅니다.

친구가 있다는 건

이 영화는 아름다운 두 청춘의 우정을 이야기합니다. 10대 뜨거운 시절에 처음 만나 14년을 함께하면서 쌓은 두 친구의 우정이 영화의 주제입니다. 영화의 주인공인 안생과 칠월은 13살 때부터 27살까지 우정을 쌓아갑니다. 중간중간 서로에게 사랑이 찾아온다거나 헤어지기도 하고 오해가 쌓이기도 합니다. 다른 여느 친구들의 우정과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가장 찬란한 인생의 반평생을 두 사람은 함께 합니다.

미안하지만 숙면을 취한 영화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걸까요. 안타깝게도 저는 이 영화를 보러 가기 전날 무척 많은 술을 마셨습니다. 영화는 봐야겠고 힘든 몸을 이끌고 극장에 갔습니다. 사실 초반에는 영화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영화의 도입부에는 숙취에 괴로웠고 제가 정신을 차렸을 때 두 사람은 스무 살이 되어 있었습니다. 숙취를 핑계로 초반에 살짝 졸았습니다. 이렇게 말하니까 영화 보면서 잘 자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제가 영화를 보면서 숙면을 취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를 보면서 초반에 너무 잘 잤습니다. 영화의 매력적인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고 몰입도 또한 약했기 때문입니다. 

뻔한 이야기와 식상한 전개

주인공인 두 사람은 많이 달랐습니다. 안생은 늘 자유로운 삶을 꿈꿨습니다. 반면 칠월은 안정된 삶을 원했습니다. 반대끼리는 통한다는 말이 어울리는 두 사람이었습니다. 평화롭던 두 사람에게 한 남자가 나타납니다. 이때부터 영화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로 전개됩니다. 아니 너무나 뻔한 흐름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예측 가능한 신파는 저에게 어떤 감동도 주지 못했고 식상한 느낌마저 들었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우리나라 영화 <연애소설>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두 친구의 우정을 다룬 영화에서 삼각관계는 너무 뻔한 이야기가 아닐까요? 긴장감도 없고 공감대도 없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친구와 한 남자를 두고 가슴 앓이를 하거나 삼각관계를 해본 경험이 없다는 게 큰 이유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이야기에 공감도 안 되고 흥미롭지도 않았던 것이죠.

취향의 차이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있었습니다. 바로 한창 숙취와 집중되지 않는 영화 전개에 따분해질 때 제 옆에 앉아 있던 여자가 울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늘 하는 말이 있습니다. 영화는 철저히 개인적인 취향이기 때문에 나에게는 별로인 영화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굉장한 울림을 줄 수도 있다는 것이죠. 아마 제 옆에 앉은 여자에게는 이 영화가 굉장한 감동을 느끼게 했거나 어떤 부분에서 엄청난 공감대를 느끼게 한 것 같습니다. 저렇게 슬플 일인가 싶을 정도로 흐느끼는 여자를 보니 어쩐지 제가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안생과 칠월과 같은 경험을 했을 수도 있겠고요. 그 모습을 보니 좀 더 집중해서 영화를 봐야겠다고 자세를 고쳐 앉았던 것 같습니다. 

친구가 보고 싶어지는 영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를 보면서 문득 저의 10대 시절을 함께해 준 친구들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여전히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있고 어느 순간 멀어져 영영 남남처럼 지내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자연스러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약간은 쓸쓸한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지금 다시 본다면 또 느낌이 다를까요? 다른 걸 다 떠나서 영화가 끝나면 친구가 무척 보고 싶어지는 영화입니다. 그때 내 곁을 지켜준 친구들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을 테니까요. 비슷한 소재의 영화 중에 고른다면 <연애소설>에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친구와 함께 보면 좋을 영화인 것 같습니다.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하면서 말이죠.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