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죽음으로서 죄를 용서받을 순 없다
3회의 시작은 2회에서 살해당한 선여옥의 이야기로 시작됩니다. 그녀가 죽어마땅한 인물이라는 것을 보여주죠. 왜 얼굴에 화상을 입었는지, 왜 시력을 잃은 건지, 왜 그녀의 집 마당에 시체가 있었는지 모든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한편으로는 죽음으로서 죄에 대한 면죄부가 될 수 없다는 내레이션을 통해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속죄하지 않은 죽음이기 때문이죠. 그의 사촌은 그러니 선여옥의 명복을 빌지 말라고 말하며, 영상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알록달록 바람개비가 예쁘게 돌아갑니다.
죄는 지은 만큼 되돌아온다
2회에서 양아치들에게 공격을 받은 경찰관은 퇴사 의사를 밝혔고, 이어서 3회의 중요한 장면인 장례식장으로 공간은 옮겨집니다. 이곳은 2회에서 살해당한 양아치 중 1명의 장례식이었고 장난감은 이곳에서 부모에게 뺨을 맞습니다. 장난감이 이 양아치들을 과하게 싫어한다 했더니 과거 사건과 엮여 있었습니다. 그 양아치들은 여학생을 성폭행했고, 결국 그 학생은 자살합니다. 양아치의 부모는 여학생의 장례식장에 찾아와 자신의 아들은 죄가 없다며 망언을 쏟아붓습니다. 결국 그 양아치들도 죽어마땅한 악인이었던 것입니다. 이탕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이제 그는 돌이킬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은 또 우발적으로 살해를 했고, 자신의 살해 현장을 목격한 또 다른 누군가가 있습니다.
필요하면 연락 주세요
정신을 차린 이탕은 격한 몸싸움 후 곳곳이 상처투성이였고 그의 곁에는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을 달라는 텔레그램 아이디가 적힌 메시지와 그의 살인 도구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이탕은 텔레그램을 켭니다. 신기하게도 그에게 쪽지를 남긴 남성에게 메시지가 옵니다. 이탕의 이름도 알고 있습니다. 텔레그램은 써보질 않았는데 마약, 성범죄, 불륜 등 온갖 악한 일들이 텔레그램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신기한 게 3초 후면 보낸 메시지가 삭제되고 있었습니다. 실제로도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신기능이 범죄를 더 부추기는 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진짜 살인자와 조력자는 누구인가
장난감은 어쩐지 찜찜합니다. 선여옥의 사건에서도 이탕이 계속 걸립니다. 편의점을 찾아갔지만, 이탕은 이미 선불금을 챙겨서 본의 아니게 잠적한 후였죠. 그때 양아치들에게 성폭행 당하고 자살한 여학생의 아빠가 자신이 그들을 죽였다며 자수합니다. 사건은 그렇게 종결되는 듯했으나 여기서도 장난감의 촉이 발동합니다. 그는 진범이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의 미스터리가 등장합니다. 이탕에게 텔레그램을 보낸 것과 동일한 인물로 보이는 남성이 여학생의 아빠에게 살인을 부추기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과연 그는 누구일까요? 아마도 송춘(이희준)이 아닐까 예상되는데 3회에서도 그의 모습은 볼 수 없었습니다. 여학생의 아빠는 그의 살인 조언에 따라 칼을 들고 양아치들의 뒤를 밟았습니다. 그런데 자신보다 앞서 그들이 이탕과 시비가 붙었고, 이탕이 둘을 죽이는 장면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피투성이가 된 이탕을 의문의 남자와 함께 부축해 집에 데려다줍니다.
키득키득 웃음이 나오는 스릴러
3회의 대략적인 줄거리는 이렇습니다. 과연 두 양아치를 죽인 사람은 이탕이 맞을까요? 피투성이가 된 이탕을 여학생 아빠와 함께 부축한 의문의 남자는 누구일까요? 4회 예고 대표 이미지나 뒷모습, 목소리를 들어 보면 송춘(이희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강조된 상의 옷 문양이 힌트가 될 것 같습니다. 3회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끝나 버렸네요. 1,2회를 보면서 생각한 건데 이탕이 근무하는 편의점 문에 달린 '행복하세요'라는 자동 메시지가 참 아이러니했습니다. 손님들이 오갈 때 문을 열고 닫을 때마다 '행복하세요'라는 자동 메시지가 울리는데 이 드라마 안에 행복한 사람은 없습니다. 이번 회도 살인에 어울리지 않는 밝고 경쾌한 배경음악이 전체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다음이 계속 궁금해지고 맥거핀도 흥미롭습니다.
다음 회가 기다려지는 드라마
이탕은 영웅일까요? 죽어 마땅한 악인을 알아보고 골라 죽이는 그는 하늘에서 보낸 사적제재 천사일까요? 아님 그 역시 사람을 죽인 악인일까요? 재기 발랄한 재미를 주는 가운데 생각할 거리도 많은 드라마입니다. 사건의 실마리를 찾아가는 과정도 충분히 만족스럽고요. 다만, 1회부터 맞는 장면이 많은데 피투성이가 되고도 병원 한 번 가지 않고 며칠 만에 자연치유되는 이탕은 역시 보통 인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야기가 길어져서 생략했지만 오토바이 날치기 장면도 어이없는 웃음을 선사하면서 '이건 좀 너무 작위적인가?'라는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